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최대한 빨리 놓겠다”며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해 검증해서 최적의 노선을 찾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종점인 양평군 양서면과 대안 노선의 종점인 강상면을 찾아 주민 간담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과 양평 주민 의견을 공정하게 빨리 반영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이 양평군을 찾은 건 서울-양평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일어난 이후 처음이다. 간담회가 열린 양서면 한 교회와 강상면 주민자치센터에는 각각 80여 명과 200여 명이 몰렸다.
원 장관은 이날 “오물을 치우고 올바른 길을 내기 위해 사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군민들께) 마음 고생을 시켜드린 점에서 유감이고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이대로는) 예산도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정쟁을 정리하기 위해 책임을 가지고 백지화 선언을 했다”고 했다. 이어 “노선이 여기든 저기든 상관없고, 가장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치적 선동은 배제하고 전문가 의견을 투명하게 반영해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며 “결론 나는대로 기존 절차를 폐기할 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대해서는 “의혹만 품고 끊임없는 정쟁만 하자는 것 아니냐”며 “국정 조사를 안 해도 상임위에 (용역업체 대표 등을) 부르면 선서를 하고 나오겠다고 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건 망신을 주고 의혹을 부풀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27일 오전 1시 반경까지 이어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타당성조사 용역업체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는 문제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고, 결국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지 않았다.
강하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서 군민과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했다. 권영식 강상면 이장 협의회장은 “김건희 여사 땅은 가치가 없는 땅으로 특혜가 될 수 없는데 군민들만 고통받고 있다”며 “이 땅을 군민들에게 기부하면 좋을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예타안 종점인 양서면 주민 중에는 “나들목 없는 고속도로는 공해만 일으킨다”며 “나들목 없는 고속도로가 추진된 줄 몰랐다”고 예타안에 반대하는 주민도 있었다.
이날 강상면 간담회 장소 밖에는 ‘처가땅엔 고속도로’, ‘고속도로 국정농단’ 등의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들과 대안 노선에 찬성하는 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날 현장에서 “정치적 쇼를 그만하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양평군 용문면 한 주민은 원 장관에게 “백지화 발언으로 군민들이 많이 고생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