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27% “교권침해로 정신과 경험”
학교측 인정 꺼려 대부분 자비 치료
교대 합격선, 최근 4년새 가장 낮아
윤석열 대통령은 1일 “학생 인권을 이유로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 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며 올해 2학기부터 당장 교권 확립을 위한 고시를 제정해 적용하라고 교육부에 주문했다. 초1 여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의 민원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교사 대부분은 치료비 지원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다른 학생의 인권도 학습권도 절대 보장될 수 없다”며 “교육부는 당장 올해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적용될 고시를 제정하라”고 지시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붕괴된다는 여론이 커지자 강력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이달 중 초중고교 교원의 교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고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올 4월 조합원 1만1377명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3025명(26.6%)이 “있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꼴로 정신과를 찾았다는 것.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0∼2022년 서울의 교원들 중 정신과 치료비를 지원받은 건수는 총 64건에 그쳤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교사가 소속된 학교가 정식으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열고 교권 침해 피해 사실을 인정해야 치료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학교 관리자인 교장이 교보위 개최를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초교 교사 A 씨는 올 초 조손가정의 학생을 괴롭히는 여학생에게 “그러지 말라”고 지도했다가 최근까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 학부모는 교육청 등 정부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다. A 씨는 “교장도 교권 침해가 맞다고 인정은 했지만 교보위 개최는 거부했다. 결국 자비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황수진 교사노조 부대변인은 “교권 침해를 겪는 많은 교사들이 상담뿐 아니라 약물치료가 병행돼야 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며 자비로 병원을 다닌다. 지원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란 직업에 대한 인기도 하락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이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4년 치 전국 교대와 일반 대학 초등교육과의 합격선(상위 70% 기준)을 분석한 결과 2023학년도 합격선은 2020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수능 합격선은 2023학년도 82.9점(국어 수학 탐구 영역 백분위 평균 기준)으로 2022학년도(86.1점)와 비교해 3.2점 낮아졌다. 4년 전 합격선(90.3점)에 비해서는 7.4점이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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