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부안·초선)은 6일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조기 퇴영’ 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이 의원이 1년 전 국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정확히 지적한 것이 뒤늦게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이 의원의 지적에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책을 다 세워 놓았다” 등 안일한 답변으로 일관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 “현장 외면 대책 문제 키워”
6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에게 “배수 시설이나 화장실, 급수대 등 시설들이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잼버리가 열리는 새만금이 이 의원의 지역구에 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의 지적에 “늦어진 건 농림축산식품부나 해양수산부, 새만금청과의 사용 허가 변경 절차인데 거의 완료됐다”고 답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잼버리 준비 현장도 가보지 않은 김 장관의 안일함도 지적됐다. 이 의원은 “아직 잼버리 현장을 못 가봤다”고 답한 김 장관에게 “빨리 현장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현장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취지였다.
두 달 뒤 열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의원은 잼버리의 부족한 준비 상황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25일 여가위 국정감사에서 “10개월 앞둔 세계잼버리가 제대로 되겠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이 자신 있게 답하자 구체적으로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영내외 프로그램을 다 점검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보기 때문에 걱정돼서 말씀드린다”며 “이 책임은 장관에게 역사가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의 거듭된 지적과 우려에도 앞서 여가위 전체회의 때 답변 때처럼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전체회의 다음 달인 지난해 9월 잼버리 현장을 사전 답사했다.
이 의원은 6일 잼버리 현장을 둘러봤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주무 부처인 여가부가 현장에 기반한 계획과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 생각해 국회에서 거듭 지적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각국 대표단이 잼버리 대회를 지속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금이라도 최대한 대회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 與野, 잼버리 파행 ‘네 탓’
여야는 잼버리 사태를 놓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책임 소재를 따지자면 문재인 정부와 전·현직 전북도지사에게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된 사업이고 민주당 소속 전북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맡아 왔기 때문에 야당이 부실 준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이어 강 수석대변인은 “6년간 예산 1000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렇게 행사가 미흡할 수 있느냐에 대해 국민들이 의심을 하고 있다”며 “(행사가 끝나면) 반드시 (부실 준비)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 탓 레퍼토리는 지겹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 들어와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책임 떠넘길 희생양만 찾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장 5인 중 3인이 중앙부처 장관이다. 취임 15개월이 지난 현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무슨 할 말이 있어 전 정부 탓을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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