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특정 지역 의사결정권 극도로 제약”
친명계 “1인 1표, 무슨 명분으로 반대하나”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대의원제 폐지에 준하는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친이재명계’에선 찬성 의견을, ‘비이재명계’에선 반대 의견을 드러내면서 혁신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계파간 대립하는 모양새다.
혁신위는 오는 8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일대일로 맞춰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는 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 비율로 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권리당원 숫자는 100만명에 육박하는 데 비해 대의원 수는 1만6000명 수준이기 때문에 대의원이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당내에서는 대의원 숫자를 늘려 ‘대의원 1표’의 비중을 낮추는 등의 방안이 제시됐지만 혁신위는 친이재명계에서 주장해온 ‘대의원제 사실상 폐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를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반응이 엇갈렸다.
비명계인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권리당원들만으로 중요한 당의 의사 결정을 할 경우 특정 지역의 의사결정권이 극도로 왜소해지고, 위축되고, 제약된다. 그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대의원제를 도입해 각 지역위원회에 대의원을 두게 한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권리당원 한 표와 대의원 한 표의 등가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됐다. 권리당원의 결정권이 약화됐다는 문제의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대의원 수를 늘리면 된다”며 “혁신위가 안을 낼 경우 당에서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계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은 현 지도부의 공약이고 그 핵심이 대의원제 폐지”라며 “‘누구나 1인 1표’ 이걸 무슨 명분으로 반대할 수 있나. 대의원제 폐지가 답”이라고 밝혔다.
계파간 이견은 7일에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오는 8일 발표한다는 추가 혁신안에 대해 깜깜이다. 심지어 혁신위 자체에서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예상되는 내용들도 지금 지도부의 유불리에 맞춘 내용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자초한 논란으로 권위를 잃은 혁신위는 그 누구에게도 윤리와 혁신을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며 “혁신위는 남에게 혁신을 요구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명계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혁신하자고 해놓고 마음을 닫고 비난만 하는 태도를 먼저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혁신위는 7일 혁신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논의한 뒤 오는 8일 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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