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시찰하면서 ‘국방경제사업’을 처음 언급한 데 대해 통일부는 7일 “매우 이례적인 표현”이라며 그 의미에 주목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김 총비서가 군수공장 현지지도에서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것이 무기 수출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결의를 위반하겠다고 스스로 공언한 것으로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 대변인은 “북한이 어떤 의미로 이 용어를 썼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방사포탄 외에도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듯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쓰고 신형 돌격·저격소총을 직접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이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쓴건 처음이다. 지난달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열병식을 계기로 대표단을 파견한 러시아 등을 겨냥해 ‘방산 세일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구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군수공장 현지지도에 대해 “국방 분야의 성과를 과시하고 한미 연합훈련에도 대응하면서 무기 수출까지, 여러 가지 다목적 포석을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북한이 주민들의 민생을 희생하면서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물론이고 재래식 무기 개발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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