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출범 1년… 끊이지 않는 구설
서울시의원 20% 조례 발의 달랑 1건
겸직률도 높아 서울 98%-부산 79%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구의원인 최동철 강서구의회 의장(59)과 조기만 의원(56)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종교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감정이 격해진 조 의원이 최 의장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 강서구는 10월 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뒤 7일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현역 구의원들끼리 치고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러니 기초·광역의원들 수준이 너무 낮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민선 8기가 지난달 출범 1년을 맞은 가운데 여야 시·구의원을 둘러싼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폭력과 성비위 등 추태는 물론이고 의정활동 부실, 이해충돌 소지 등으로 자격 논란까지 잇따르는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등용문’으로 통하는 시·구의원들을 보다 엄격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양태석 경남 거제시의원은 지난달 20일 여성 주민에게 “가진 건 두 쪽밖에 없다”며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진 뒤 탈당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성호 전 경기 부천시의원은 올해 5월 의정연수에서 동료 의원 등을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져 의원직을 사퇴했다.
주요 의정활동인 조례 발의도 저조했다. 동아일보가 민선 8기 출범일인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1년여간 서울시의회 의안정보 사이트에 올라온 의안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시의원 112명 중 23명(20.5%)이 1년 동안 조례안을 1건 이하로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발의 또는 1인 발의한 조례안이 한 건도 없는 의원도 3명 있었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76명, 민주당 35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겸직률이 높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의원 112명 중 110명(98.2%)이 겸직을 신고했다. 겸직 활동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신고한 의원도 29명(25.9%)이나 됐다. 다른 지역도 시의원의 겸직률이 인천 97.5%, 부산 78.7% 등으로 매우 높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러니 시의원들이 시정 활동에 집중할 수가 있겠는가”라며 “이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앙당도 본격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최근 여야 시·구의원들의 이해충돌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을·재선)은 “조례 발의는 의정활동의 기본인데 이마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시당 차원에서도 부실 의정에 따른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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