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계기로 한국을 찾으려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방한이 최종 무산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긴장이 고조되며 안보 이슈가 불거진 와중에 차기 잼버리 개최국으로서 한국 사례를 참고하려던 유인마저 떨어진 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두다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일단 취소됐다”며 “벨라루스 군 헬기의 폴란드 영공 침범 문제를 둘러싼 양국 긴장이 고조되고,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까지 주둔한 데 이어 대결 구도가 심화하는 양상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에 따라 10일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창원 사업장을 찾으려던 계획이 취소됐다”며 “태풍으로 잼버리 계획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창원 사업장 방문 일정은 진행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변동이 생겼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이은 두다 대통령의 방한으로 양국의 2차 방산 수출 이행 계약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과 약 17조 원에 달하는 방산 계약을 체결한 한국의 핵심 수출국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국내 방산 업체 측과 맺었다. 지난해 방산 수출액의 72%에 이른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 ‘관문’으로도 평가된다.
두다 대통령의 방한 취소는 한국의 잼버리 파행과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두다 대통령은 당초 11~12일 광주광역시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잼버리대회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은 두다 대통령이 유일했다. 폴란드는 차기 대회인 ‘2027 세계잼버리대회’를 북부 항구도시 그단스크에서 열 예정이다. 사실상 파행 진통을 겪으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는 대원들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전역으로 떠나는 상황에서 한국 케이스를 참조할 유인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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