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일 노인 비하 발언과 대의원제 폐지 등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를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임명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김 위원장 해임 및 혁신위 해체를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돈봉투 쩐당대회’ 의원들에 대한 단호한 결정을 내리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돈봉투당, 패륜당, 부정부패당이라고 하는 삼각파도가 퍼펙트스톰처럼 민주당 보 앞에 닥쳐와 있다”며 “그런데도 어떻든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로 구명보트를 타고 배에서 내려 도망친다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노인 비하 발언으로 850만 어르신들의 분노를 일으켰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숨어 있다가 어제 마지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며 “본인이 직접 임명한 혁신위원장이 저질렀던 망동인데도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처럼 말하는 유체이탈식 정신세계에 놀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본인이 도의적 책임이나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권좌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작동했을 것 같아 보인다”며 “아무리 그래도 잘못한 것은 사과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는 ‘비난은 잠시고 당권은 영원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 공작적 꼼수는 결국 들통난다”며 “이 대표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한 ‘돈봉투 쩐당대회’ 의원들에 대한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만이 유일한 타개책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 혁신위가 대의원제 폐지에 준하는 혁신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해체·사퇴론이 불거지자 아예 노골적으로 개딸에게 구애를 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의원제 폐지는 그동안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 등이 요구해 온 것”이라며 “민주당의 혁신위는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었다”고 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마치 ‘이재명 리스크’를 물타기 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논란을 일으켜 시선을 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 같다”며 “혁신위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바로 이 대표가 초래했고 김 위원장 역시 이 대표가 인선했다”며 “혁신위 해체론에 대한 해법도 이 대표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오직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구원투수임을 자처하며 사퇴는 나 몰라라 한 혁신위”라며 “‘도덕성 회복’ 운운하며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실체는 오직 당 대표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는 민주당의 모습이 이런데, 어떻게 국민들이 민주당을 믿을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수석대변인은 “거대 의석수를 보유한 정당의 당 대표가 본인의 입맛대로 적당히 혁신 시늉만 하려다 보니 지금의 사태까지 벌어진 것” “이제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재명수호혁신위’, 이렇게 가는 것 같고 그러면 당내에 굉장히 큰 파열음이 있을 것”이라며 “정당이 당원 중심으로 가면 소위 친명 ‘개딸’ 중심으로 가는 것”이라고 봤다.
하 의원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사표를 못 쓰는 이유가 이재명 대표 쪽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하니까 그렇겠다”며 “‘공천룰 개편하고 나가라’ (했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민주당 혁신위는 전날 오후 늦게까지 대의원제 폐지 등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혁신위는 당초 이날 예정됐던 혁신안 발표 일정을 오는 10일로 연기하고,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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