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조만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합의할 것으로 알려진 연례 군사연습에 3국 레이더와 위성, 무기체계를 동원한 미사일 요격 훈련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일 정상회담 합의사항 논의에 참여한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WSJ은 “연례 군사훈련에는 세 동맹국이 사용하는 레이더, 위성 및 무기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연계해 탄도미사일을 추적하고 파괴하는 훈련이 포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오는 18일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의 주요 목표가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국 정상이 연례 군사연습 실시와 정상회의 정례화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국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중국과 북한,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태평양 지역 합동 순찰에 나섰다. 북한은 전례 없는 빈도와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일 간 미사일 방어 역량 연계는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앞서 중국은 문재인 정부 시기 중국 측에 설명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不)이 ’한중 간 약속‘이라고 주장하며 최근까지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이를 “유지”하도록 요구해 왔다.
사드 3불이란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WSJ은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이번 3국 정상회의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브뤼셀 거버넌스 스쿨의 통피 김 교수는 “3자 관계의 성취를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이번 3국 정상회의의 핵심 목표”라며 “기본적으로 (한일 간) 결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또 “역사적으로 한일 관계는 갑자기 원점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 도전하지만, 글로벌 동맹에 덜 전념하는 사람이 후임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왔다”고 언급했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주요 외교 성과로 한미일 안보 공조 강화로 연결된 한일 화해를 내세운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은 안보공조를 더욱 공고화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일 한미일이 군사 동맹과 유사한 안보 블록을 형성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국방 안보에서 경제 등 분야에 이르기까지 냉전시대처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영 대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지난 7월 한중일이 각자 전략적 자주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한일을 향해 미국 주도의 대중국 포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WSJ이 보도한 미사일 요격 훈련에 관해 “조율 중”이라고만 답했다.
아울러 3국 군사연습에 미사일 요격 훈련이 포함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되는 초기 단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두고도 “그렇게 평가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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