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前수사단장에 與 “정치인 흉내 내” 野 “외압 의혹 진상 밝혀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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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경위를 조사한 서류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4일 국방부에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심의위는 군에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절차·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국방부 검찰단 소속으로 설치·운영하도록 돼있다. 박 대령 측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 대한 심의위 관련 기피 신청서도 발송했다. 유 관리관이 채 상병 사고 처리 관련해 박 대령에게 ‘외압’을 행사한 당사자인 만큼, 심의위 신규 위원 선임 등 과정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박 대령 측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에게 적용한 혐의를 당초 ‘집단항명 수괴’에서 ‘항명’으로 변경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박 대령을 겨냥해 “박 대령은 해병대사령관이 국방부 차관에게서 받은 외압성 문자를 보여줬다고 했다가 나중에 싹 (진술을) 바꿨다. 여러 외압을 주장했지만 (일부는) 허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정치인 흉내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령은 (채 상명 사망의) 과실 책임 범위를 자의적으로 판단했고, 그 판단에 대한 국방부 의견을 외압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건 관련해 특별검사(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방부는 (박 대령 항명 사건)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며 “특검을 통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개입 의혹 등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외압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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