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15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내놓은 메시지를 통해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매진할 뜻을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열들께서 피로 지켜낸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매진하겠다”며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라가 아니라 바위처럼 단단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올렸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는 자주국방력 강화와 자유 평등 인권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사회에는 갈등과 반목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국익과 민생 앞에서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할 것을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같은날 “주권을 침탈당하고 자유를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대한민국은 그 어느때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시기를 맞고 있다”며 “정치권도 스스로 성찰하고 값진 희생으로 얻어진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워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은) 더이상 지배당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책임질 수 있는 존엄한 주권자의 지위를 회복한 것”이라며 “어렵게 되찾은 주권을 우리는 얼마나 충실히 누리고 있는지, 이 사회가 인간의 존엄을 얼마큼 제대로 보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되찾은 빛을 흐리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 각자도생으로 구성원을 밀어넣는 사회에선 결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할 수 없다. 누구나 존중받고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남북 분단 현실과 사회적·정치적 갈등, 양극화 및 불평등의 아픔 등을 언급하며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진정한 광복을 위해 민주당은 달라진 국제질서와 북핵 위기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책임있게 모색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끈질기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페리 프로세스는 우리 외교의 훌륭한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며 “민생경제 위기와 외교안보 위기, 국민통합의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에 직면한 윤석열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라고도 했다.
한편 김기현 대표와 이재명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이날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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