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17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대표가 검찰 청사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 받겠다. 기꺼이 시지프스(시시포스)가 되겠다”고 밝혔다. 시시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로부터 바위를 정상에 굴려 올려놓는 일을 무한 반복하는 형벌을 받은 인물로, 네 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본인의 처지를 시시포스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시시포스는 애초에 욕심이 많았고, 속이기를 좋아했다”며 “이 대표와 참으로 닮은 시시포스, 끝없는 죗값을 받았던 그 결말도 같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되고, 본인 관련 재판에 출석할 때마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파렴치한 모습을 국민이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느냐”며 “검찰은 혐의에 대해 손 놓고 조사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 본인의 범죄 의혹이 한두 개가 아닌 탓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이 대표가) 자신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누군가’에 비유하며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여’를 얘기하는 모습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의 뻔뻔함과 분노도 느껴졌다”며 “자신의 사명이 민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당당히 맞서겠다’며 허세를 부렸지만, 이 대표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두려움과 조급함에 쫓기는 범죄혐의자 그 이상 그 이하의 모습도 아니었다”며 “그렇게 민생을 살리기 원한다면, 야당 대표가 검찰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아닌 정책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원한다면 이 대표 스스로 물러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관해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그간 검찰에서 영장을 청구했던 사안과의 무게를 비교해 볼 때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 검찰 출석에 앞서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건과 관련해 이 대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을 두고 “재판에 자신이 없자 압수수색으로 여론몰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범죄혐의가 있으면 소환조사로 혐의 내용부터 파악하는 것이 순서인데도 다짜고짜 압수수색부터 단행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일에 맞춰 공포감이라도 조성하고자 했던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담당 검사 6명의 실명을 언급하며 “친윤 검사들이 검찰을 장악한 이후로 이러한 무도한 검찰 수사가 상식이 되고 있다”며 “반칙하지 말고 공정하게 재판하고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이 대표 소환일에 맞춰 일제히 민주당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며 “윤석열 정권은 이 대표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으로 부족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잼버리대회 파행, 해병 대원 사망 사건, 오송 참사,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등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니 야당 수사로 곤궁함을 벗어나려고 하느냐”며 “국면 전환용 정치 수사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국정 운영이나 똑바로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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