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 투표권 폐지’ 및 ‘현역의원 공천 시 페널티 강화’ 등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혁신안을 둘러싸고 계파갈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에서 “혁신안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치자”는 주장이 17일 나왔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명(비이재명)계 뿐 아니라 중립 성향 의원들까지 혁신안 내용에 강력 반발하자 당원의 선택에 맡기자고 제안하고 나선 것. 이에 대해 비명계는 “‘개딸(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한테 맡기자는 거냐”며 “당내 저항에도 혁신안을 밀어붙이려는 꼼수”라며 반발했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혁신안 수용 여부를 의원들의 의견만으로 결정할 순 없다. 당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안을 당원 투표에 회부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역시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도 전날 의총 이후 페이스북에 “혁신안을 폐기하자고들 하는데 의총에서 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 전체의 진로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전당원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안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세니 ‘당원 투표’ 카드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서복경 전 혁신위원도 이날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의총에서 당헌·당규 개정권을 행사하는 건 아니다”라며 사실상 당 지도부를 향해 혁신안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반면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개딸 권한을 키우자는 혁신안을 당사자인 개딸들에게 직접 물어보자는 거냐”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의원들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도 “지도부가 개딸 뒤에 숨어 혁신안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면 내부 갈등은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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