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은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이며 종일 고성이 울려 퍼졌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촛불연대 등 진보단체 회원 20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서울중앙지검 후문 인근 법원삼거리에 모였다. 이들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천막을 치고 이 대표 이름을 연신 외치며 출석을 기다렸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 ‘잼버리 파행 국정조사’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와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 명은 서울중앙지검 서문 쪽에 자리를 잡고 ‘이재명 구속’ ‘윤석열 지지’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마이크를 들고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계속 외쳤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4분경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후문에 도착하자 양측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지지자들이 준비한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19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읽으며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10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14분 동안 지지자들은 ‘조작검찰 박살내자’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어 올렸다. 이 대표는 입장문 낭독을 마친 뒤 다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건물까지 이동한 다음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이 자리에선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10개 기동대의 대원 750여 명을 배치했고, 인근 왕복 4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만 진보·보수 단체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가면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은 직원 등에게만 청사 출입을 허용하며 경호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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