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빈소는 정치권 인사들로 북적였다. 국민의힘에서는 ‘당 4역’과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들이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 빈소를 지키고 장지까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윤 교수의 빈소. 15일 오후 6시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당 지도부는 17일 발인까지 사흘 내내 여의도와 신촌을 오가며 빈소를 지켰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 78학번으로 79학번인 윤 대통령의 대학 1년 선배다. 이런 인연으로 윤 대통령은 김 대표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는 원내대표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 신뢰를 쌓았다.
윤 원내대표는 캠프에 야전침대를 가져다 놓고 숙식하며 24시간 선거 상황을 챙겨 ‘야전 사령관’으로 불렸고, 박 정책위의장도 대선 캠프에서 유세본부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 친밀도가 높다. 이 사무총장 역시 윤 당선인 입당 직후 경선 캠프에 합류했으며, 캠프 내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해결사’로 불렸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들도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이용 의원은 지난 15일 오후 3시17분쯤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했다. 공식 조문이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후보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수행실장을 맡으며 1년 넘게 밀착 수행했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도 오후 4시45분쯤 빈소를 방문했다. 박 부총장은 윤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부터 술 친구로 지내 지금도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미국에 국빈 방문할 때도 박 부총장이 동행했다.
장제원 의원도 같은 날 오후 5시31분쯤 당 4역보다 먼저 빈소를 방문했다. 장 의원은 15~17일 사흘 연속 빈소를 찾았고, 발인 전날에는 윤 대통령이 빈소를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때 캠프 종합상황 실장을 맡았고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윤 대통령 복심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할 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국회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에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발인식은 물론 장지까지 동행하며 윤 대통령 곁을 지켰다. 당 4역과 장제원·권성동·윤한홍·이용·하태경 의원이 발인식에 참석했고, 경기도 소재 한 공원 묘역에서 진행된 안장식에는 김 대표와 이 사무총장, 박 정책위의장과 강민국 수석대변인, 박 부총장과 이 의원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조문 첫날 당 4역 외에 조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들이 사흘 내내 빈소를 지킨 것은 정치적 의미보다는 인간적 친분을 쌓은 사이로서 윤 대통령을 위로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는 의미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교수의 명복을 빌며 “선친을 여읜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을 황망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예정된 외교일정을 수행하는 대통령에게 위로와 응원을 동시에 보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여당에선 정우택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김재원·김병민·장예찬 최고위원, 김영선·정진석·조경태·주호영(5선) 권성동·권영세·김학용·윤상현(4선) 김도읍·이채익·하태경(3선) 김석기·김정재·박성중·성일종·윤한홍·임이자·정점식(재선) 강기윤·강민국·김영식·박수영·서범수·양금희·이인선·조은희·태영호·한무경(초선)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추모의 뜻을 전했다. 신영균,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원로 정치인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 등도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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