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031년부터 매년 6억t 물부족”… 댐건설 탄력받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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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물부족량, 부산 1년 수돗물 1.7배… 2021년 환경부 예측치의 2배 넘어
‘잘못된 예측’ 근거 사업, 개정 지적… “수자원 확보를” 4대강보 활용 늘듯

2031년부터 전국의 생활·농업·공업용수 등 수자원이 매년 최대 6억2600여만 t씩 부족해질 것이라는 감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서울시민들이 2021년 한 해 사용한 수돗물 양(11억95만 t)의 57% 수준이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630만 t)의 99배에 달하는 양이다. 감사원은 이 수치가 2021년 환경부가 ‘제1차 국가물관리계획’을 세울 당시 예측한 물 부족량보다 2.2∼2.4배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4대강 보 활용이나 댐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매년 전국민 40일 사용량 부족”
감사원은 22일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한 물 부족량 전망 결과’가 담긴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1∼2100년 매년 5억8000만∼6억2600만 t의 물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를 저감하지 않고 모두 배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최대 6억2600만 t의 물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서 내놓은 ‘2021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1년간 사용한 수돗물은 약 11억95만 t, 부산시는 3억5539만 t이다. 미래 기후위기까지 반영해 계산하면, 물 부족량은 1년간 부산시 전체가 쓴 수돗물 양의 1.7배에 달하는 것. 전 국민이 40일 사용할 수돗물 총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2021년 ‘제1차 국가물관리계획’을 세우면서 2030년 기준 전국에서 연간 1억400만∼2억5700만 t의 물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감사원의 예측치보다 3억6900만∼4억7600만 t 적다. 이때 예측치와 이번 감사 결과가 크게 다른 것을 두고 감사원은 환경부가 ‘미래 기후변화 요인’을 예측의 주요 변수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물 부족량 예측 모델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2031∼2100년 연간 물 부족량을 계산했다는 것.

감사원은 환경부에 “미래 기후변화 요인을 반영해 중장기 물 수급 예측체계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환경부는 과거 52년간의 기상 패턴이 그대로 재현된다는 가정하에 물 부족량을 예측했다”며 “하지만 기존 예측에 기반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물 부족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4대강 보 활용 추진 탄력받을 듯
감사원은 정부의 농촌용수 개발사업 등 물 부족 관련 각종 사업에 대해 “잘못된 물 부족량 예측에 근거해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행정안전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가뭄 위험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의 가뭄 피해 이력 등을 근거로 상습가뭄재해지구를 지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시뮬레이션상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되는 지역은 112곳이었는데, 이 중 96곳이 상습가뭄재해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던 것.

생활, 공업용수 부족이 예견되는 21개 지역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용수 부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에는 “산업단지 신규 지정 시 미래 물 부족 위험을 고려하는 내용으로 관련 지침 개정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신규 수자원 확보에 대해 지적한 만큼 부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토건 사업’이란 비판에 신규 댐 건설이나 보 사업이 주춤했다”면서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기후위기 등을 감안하면 댐 건설의 타당성 평가와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1년부터 매년 6억t 물부족#댐건설 탄력#4대강 보 활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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