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과 검사장 등 검찰 고위급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인사를 목전에 두고 26기 간부들이 대거 옷을 벗으면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원석 검찰총장(사법연수원 27기)의 선배 기수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사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25기들의 거취에 따라 고검장 승진 대상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윤석열 라인’이나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고검장급 5자리 공석…25기 거취에 인사 폭 좌우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고검장급 보직 중 대검찰청 차장검사, 서울고검장, 대전고검장, 광주고검장, 법무연수원장 자리가 비어있다. 지난달 공석이 된 광주고검장을 제외하고 1년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여기에 고위 간부들의 추가 사의 표명 여부에 따라 승진·전보 인사 규모가 달라지게 된다. 최근 문홍성 전주지검장, 이수권 광주지검장, 노정환 울산지검장 등 26기 동기들이 잇따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부산·수원·대구고검장은 이 총장보다 높은 기수인 25기들이 맡고 있다. 후배 기수들이 옷을 벗으면서 25기 가운데 검찰을 떠나는 이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검사 자리에 이 총장의 선배나 동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28기까지 고검장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25기 고검장들의 자리가 정리돼야만 정상적인 인사 운용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최근 26기가 자리를 터주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27기들이 아직 고검장 승진을 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28기를 고검장급으로 영전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검찰의 꽃’ 검사장 29~30기 대상…중앙지검장 유임 유력
이원석 검찰총장. ⓒ News1‘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은 29~30기가 승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장급은 전주·광주·울산·창원·제주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자리가 공석이다. 선배 기수들이 고검장 자리로 가면서 생기는 공백도 대부분 이들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29기에서는 서울고검의 박세현 형사부장과 박지영 공판부장이 승진 1순위로 거론된다. 손준성 송무부장과 최호영 감찰부장도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검사장 후보들이 주로 맡는 자리다.
다만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1~3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과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을 수사 중이라 공소 유지 등을 위해 수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울러 서울남부지검의 수장이 교체될지도 관심사다. 남부지검은 산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정식 직제가 됐고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 출범 등으로 덩치가 커졌다. 법조계에서는 양석조 지검장이 부활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 만큼 유임할 것이란 관측과 검찰 내 또다른 요직으로 이동할 수 있단 전망이 비등하게 나오고 있다.
30기에서는 문재인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성상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역임한 이창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공정거래 사건 전문가로 꼽히는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윤석열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등이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법무부는 이번 주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검장·검사장급 인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인사를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법무부는 29~30기와 차장검사 승진 기수인 33기, 부장검사 승진 기수인 37기로부터 인사 동의서를 받고 검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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