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딸 주애와 해군사령부 방문해
‘대한민국’ 첫 언급… 적대국 규정
3국 정상회의 빌미 무력 증강 위협
한미일, 미사일 경보 공유 체계 점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딸 주애와 함께 북한의 해군절(28일) 하루 전인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장병들과 함께 거수경례하는 모습. 김 위원장과 주애의 동행이
보도된 건 앞서 5월 정찰위성 발사 준비 현지 지도 이후 약 100일 만이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이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동한 한미일 정상을 싸잡아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3국 정상회의를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특정 군종 창설 기념일에 연설을 한 김 위원장은 향후 해군도 핵 억제력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5월 정찰위성 발사 준비 현지 지도 이후 100여 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미일은 29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 강화를 위해 3국 이지스 구축함 간 미사일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3국이 미사일방어 훈련에 나선 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이 훈련 정례화에 합의한 후 처음이다.
● 金, 北 해군에 전술핵 배치 임박 시사
2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군절(28일)을 하루 앞두고 해군사령부 장병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핵전략장비들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증강 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세력들과의 합동 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얼마 전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의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 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했다. 한반도에서 연합훈련이 강화되고 미 전략자산 전개도 빈번해지자 이에 대한 위기감을 표출한 것.
특히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이란 표현을 직접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대화 상대가 아닌 ‘적대국가’로 규정해 향후 군사 도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 핵무력 건설 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집권 이래 해군절 기념행사에 처음 참석해 전술핵무기 등 비대칭 무기의 해군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 또 3국 안보협력 강화를 빌미로 핵 무력 증강을 멈추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해군사령부 방문이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연합 해상훈련을 위한 준비태세 점검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포탄 및 미사일 판매와 더불어 연합 군사훈련을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 한미일,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시스템 점검
한미일은 29일 실시한 미사일방어 훈련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이를 탐지·추적·요격하는 절차를 시뮬레이션으로 숙달했다. 이번 훈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5번째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3국이 연내 가동을 목표로 구축 중인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시스템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앞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직전인 18일 3국은 이 시스템을 처음으로 시범 가동했다.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의 연내 구축을 위한 실무협의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했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3국의 대응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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