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직원 5년여간 법인카드 2000억 ‘물쓰듯’…대부분 불투명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30일 09시 59분


부동산 투기와 부실시공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임직원들의 최근 5년 6개월간 법인카드 사용금액이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시?단양군)이 LH로부터 제출받은 ‘LH 법인카드 사용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는 2018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법인카드를 총 2038억5288만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와 전국 각 지사의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합한 금액이다.

사용내역 중 업무간담회를 목적으로 횟집과 포차, 호프집 등에서 매년 수십억씩 사용하고, 사무실 비품과 홍보용품 구매를 목적으로 골프웨어 브랜드에서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용목적도 구체적인 내용 없이 업무간담회, 업무협의 등으로만 명시해 어떤 업무적 차원인지 알 수 없는 내역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3월 기준 LH의 법인카드는 총 1150매로 본사 338매, 지역본부(지사) 812매이다.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이 기간 법인카드의 구체적인 사용 목적을 명시한 내역들도 있었다. 그 액수는 586억원가량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역들은 업무간담회, 업무협의, 업무추진회 등으로만 적어놓고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누구와 무슨 내용의 업무간담회를 했는지, 몇 명이 참석했는지 등의 내용도 알 수 없었다.

LH 임직원들은 이런 식으로 최근 5년6개월간 업무간담회 등을 명목으로 횟집, 포차 등에서 27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업무간담회를 진행했는지도 모르는 내역으로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법인카드가 남용된 것이다.

심지어 올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4월29일) 후 5~6월 두 달간 LH 본사와 인천지역본부에서 업무간담회 등의 명분으로 식당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총 금액은 약 10억원(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대부분이 고기집, 횟집, 포차 등의 식당으로 단순히 업무간담회 등으로만 명시해 놓고 구체적인 내용은 적히지 않은 내역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LH 규정과는 다르게 사무실 비품, 홍보용품 등의 목적으로 골프웨어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갱신계약간담회 목적으로 스크린골프장에서 사용한 내역, 행사 목적으로 골프연습장에서 사용한 내역 등 의무적 제한 업종인 골프장,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들도 다수 있었다.

엄태영 의원은 “부동산 투기, 부실시공 논란 등 국민적 공분을 사고도 LH 임직원들은 그저 국민혈세를 남용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며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법인카드를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마치 개인카드 쓰듯이 사용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제천ㆍ단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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