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육군사관학교 내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한 뒤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유엔군사령관으로 참전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란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검토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31일 해당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육사를 통해 확인해 봤다”며 이같이 답했다. 서 과장은 “(육사는) 현재 학교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시설물 재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고, 그 속에 한미동맹을 기념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부연했다.
육군은 작년 11월 육사 학교종합발전계획 과제에 시설물 재배치를 포함시킨 뒤 올 1월부터 시설물재배치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육사는 현재 생도 교육시설 ‘충무관’ 앞에 설치돼 있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일제강점기 무장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교내외로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흉상은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5.56㎜ 소총 5만발 분량의 탄피 300㎏을 녹여서 만든 것으로서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18년 ‘3·1절’ 제99주년을 맞아 설치됐다.
그러나 최근 국방부는 이들 5명 가운데 홍 장군 흉상을 지목,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없이 설치가 강행됐다”며 홍 장군의 생전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생도 교육시설 앞에 두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군 당국은 홍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안(案)을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 측에 제안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홍 장군 흉상은 육사보다 그의 독립유공을 보다 잘 선양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는 게 좀 더 바람직하다는 게 관련 논의의 시작이었다”며 “육사에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합동참모본 청사 앞에 설치돼 있는 홍 장군 흉상은 존치 여부에 관한 질문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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