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김성태(65) 전 의원이 31일 서울 강서을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됐다.
지난 2020년 2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3년 반 가까이 ‘로우키’(절제된) 행보를 이어오던 김 전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앙정치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전남 순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9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내정한 김 전 의원 등 사고 당협 10곳의 당협위원장 명단을 의결했다.
통상 조직위원장이 되면 해당 지역구 총선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은 공천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 본인도 강력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뉴스1과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도권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서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정치의 올바른 가치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8일에는 공천 여부로 관심이 쏠린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김 전 위원이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인 강서을에서 3선을 지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강서을은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김 전 의원이 당선되기 전까지 보수 정당 후보가 단 한번도 당선된 적 없는 대표적인 보수 험지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은 21대 총선에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약 14%포인트차로 이겼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앞선 곳이다.
김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최측근인 진성준 후보를 상대로 7%포인트 넘는 차로 승리한 바 있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김 전 의원은 같은 해 12월 비주류 의원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참여했고, 창당 99일 만이자 대선을 일주일 앞둔 2017년 5월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당으로 복귀했다.
높은 인지도만큼이나 논란도 있었다. 김 전 의원은 2018년 원내대표 시절 무기한 단식 농성 중 기습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는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당원권 정지 3개월)를 받기도 했다.
여당 내에서는 김 전 의원의 역할을 두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의견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지역 기반이 탄탄하고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김 전 의원이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전 의원은 불리한 지역구를 발로 일일이 누비면서 승리를 이뤄낸 상당히 입지전적인 사람”이라며 “대표적인 유권자 친화적 인물인 데다 3선을 계속 하면서 지역구를 다져놓은 만큼 강서 지역에서는 충분히 당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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