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출석 조사 일정을 놓고 1일 재차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검찰이 고집하는 4일에 출석하겠다. 다만 일시 조정이 불가능한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4일 1차로 오전 조사를 실시하고, 다음 주 중 검찰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이 대표의 ‘쪼개기 출석’을 거부했다.
그러자 강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원하는 대로 조기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거부하는 것은, 검찰이 진실을 밝히는 것에는 관심 없고 오직 정치수사로 이 대표와 민주당에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오전에라도 출석하겠다는데 안 된다는 건 권력을 이용한 폭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원래대로 11일에 시작하는 주에 출석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서도 “4일에 예정대로 이 대표가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검찰이 요구한 지난달 30일 출석 조사도 거부했다. 이 대표가 4일 조사까지 출석하지 않으면서 추가 조사 없이 곧장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 나들이 소풍 가는 게 아니다”라며 “어느 국민이 ‘내가 2시간만 조사받고 나오겠다’고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지 스스로 잘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방탄 단식” 비판 받는 李, ‘쪼개기 조사’ 요구… 檢선 즉각 거부
李 “4일 2시간뒤 다음주 2차조사” 檢 “4일 준비한 조사 다 받아야” 李 “그러면 원래대로 11일 출석” 與 “일반 국민은 상상 못할 특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전 2시간 조사’를 조건으로 검찰이 요구한 대로 4일 조사에 응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날 시작한 단식 투쟁이 검찰 수사 회피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엔 1차로 오전 중에만 조사를 받고 추가로 11일 있는 주에 조사를 받겠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이 대표의 ‘조건부’, ‘쪼개기’ 출석에 대해 검찰이 “오전 2시간만 조사하고 중단할 수는 없다”고 일축하자 이 대표는 다시 원래대로 11일 있는 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출석 일자를 두고 이 대표와 검찰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일반 국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 의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 출석 일자 두고 ‘줄다리기’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4일에 1차로 오전 조사를 실시하고 다음 주중 검찰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4일 오후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가 잡혀 있어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수원지검은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으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고,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함”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당무 관련이 아닌 경기도지사 시절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대납 의혹과 관련한 ‘개인 비리’로 입건된 만큼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러자 강 대변인은 다시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4일 출석을 거부했다”며 “검찰의 비상식적인 정치 수사”라고 규탄했다. 이 대표도 “(국제공동회의는) 개인적 일도 아니고 국가적,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국제적 약속”이라며 “그렇게 급하면 2년 동안 뭘 했나. 이는 정치적 책략이자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정치 공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검찰도 추가 입장문을 내고 “4일에 예정대로 이 대표가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11일 시작하는 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4일 조사까지 불출석하면 자칫 추가 조사 없이 곧장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는 만큼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전남 목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 文과 통화하며 지지층 결집 시도
이 대표가 이날 돌연 4일 출석 의사를 밝힌 것은,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방탄 단식’에 돌입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 지도부 의원은 “변호사 출신인 이 대표가 2시간 조사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모르겠느냐”며 “단식과는 별개로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단식 2일 차를 맞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지지층 결집에도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했다.
여당에선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어제 뜬금없이 단식하겠다며 소란을 피우더니 오늘은 4일에 출석하되 오전만 조사를 받겠다고 한다”며 “두 번 연속 출석을 거부하자니 그 자체로 구속 사유가 될까 봐 두려운 모양”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전임 대통령이자 제1 야당의 어른이 당 대표의 황당한 꼼수에 쓴소리는 못 할망정 되레 부채질이나 하고 있는 모양새”(황규환 수석대변인)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 대표의 첫 재판이 15일로 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1일 “이 대표가 단식을 한다고 하던데 15일 출석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이 대표 측은 “출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중대한 사정이 생기면 미루는 걸로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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