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거리 1500km… 日 가데나 닿아
역대 최저고도 150m서 공중 폭발
한미 탐지-요격망 피해 타격 경고
軍 “北발표 과장, 모두 성공은 아냐”… 美 “미니트맨3, 5~6일 시험발사”
북한이 2일 새벽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북한판 토마호크·화살-1·2형)로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훈련’을 실시했다고 3일 밝혔다.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연습 마지막 날(8월 31일) 진행된 한미 공군의 실사격 폭격훈련에 대한 ‘맞불 무력 시위’로 풀이된다. 북한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전술핵 공격 훈련을 공개한 것은 3월 2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미국은 적국의 핵공격 시 대량 핵 보복에 나서는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를 예고했다. 정권수립일(9일)을 앞두고 핵 위협을 노골화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역대 최저 고도에서 전술핵 모의 폭발시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2일) 새벽 적들에게 실질적인 핵 위기에 대해 경고하기 위한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신속한 승인 절차에 따라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기가 실전 환경 속에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청천강 하구에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들을 조선 서해로 발사해 1500km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각각 7672초(2시간 7분 52초)∼7681초(2시간 8분 1초) 비행시킨 후 목표 섬 상공의 설정고도 15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전했다. 3월 22일 화살-1·2형 전술핵 공격시험 당시 북한이 발표한 설정고도(600m)나, 지난달 30일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의 전술핵 타격훈련 당시 발표된 설정고도(400m)보다 크게 낮다. 군 소식통은 “한미 탐지·요격망을 피해 초저고도로 날아가 전술핵으로 전쟁 지휘부 등 핵심 표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군은 “북한의 발표가 과장됐다.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순항미사일 1기의 발사 및 공중폭발 사진만 공개한 점에서 나머지 1기의 정상 발사가 실패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 ICBM 도발 가능성, 美 정찰기 대북감시 출격
북한이 발표한 비행거리(1500km)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발사원점(청천강 하구)에서 직선으로 F-22 스텔스전투기 등 미 전략자산이 배치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까지 닿는다. 사흘 전(8월 30일) KN-24로 계룡대를 ‘타깃’ 삼은 데 이어 화살-1·2형으로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전역의 주일 미군기지도 ‘핵 표적’으로 상정했음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의 안보적 중요성을 강조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군은 3∼4월 때처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장거리순항미사일→ICBM’의 도발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관한 ‘전군 지휘 훈련’을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ICBM 발사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신호를 수집할 수 있는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를 3일 수도권·서해상에 출격시켜 대북 감시에 나섰다.
● 美, “5∼6일 미니트맨3 시험 발사”
순항미사일은 비행속도가 음속에는 못 미치지만 수십∼수백 m 초저고도로 경로를 수시로 바꿔 레이더 추적이 어렵다. 수 m 오차로 초정밀 타격이 가능해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저위력 핵탄두로도 표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순항미사일 발사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북한이 개발한 순항미사일은 핵 장착이 목적인 만큼 탄도미사일에 버금가는 위협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5일 오후 11시 47분∼6일 오전 5시 47분(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예고했다. 전략핵폭격기,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인 미니트맨3는 미 본토에서 발사되면 30분 내 평양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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