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하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3일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6월 싱 대사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관저에 초청해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에 베팅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일방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은 위원회 소속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홍익표 의원과 지난달 하순 서울 한 식당에서 싱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6월 위원회 방중 당시 싱 대사 측이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일정 조율 과정에서 신경을 많이 써줬다”며 “이에 대한 감사 인사 차원에서 식사 대접을 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원 5명은 싱 대사의 외교 발언 논란 직후인 6월 중순 ‘경제 교류’를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정부·여당으로부터 “굴욕·조공 외교”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만찬에선 중국 정부가 지난달 10일 공식 발표한 한국 단체관광 허용 결정 관련 이야기도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싱 대사가 ‘중국 정부는 애초 제주도만 단체관광을 허용하려다 한국 전체로 규제 해제를 확대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민주당 방중 의원단과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고 전했다. 의원단이 6월 방중 당시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 단체관광 재개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
자리에 참석했던 다른 의원은 “한중 관계를 개선하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원칙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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