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단식이냐”…이재명 단식에 더 깊어지는 민주당 ‘내홍’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5일 15시 08분


'이재명 단식 동조' 집회엔 친명계만…개딸은 '비명계 출첵'
친명계 '이재명 엄호 여론전' 속 비명계는 '부글부글'
외연확장에 내부결집까지 '두 마리 토끼' 놓쳤다는 지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이 5일 엿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 대표 단식 투쟁을 놓고 민주당 내홍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표면적으로는 계파 갈등이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은 듯 보인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 대표 단식이 강성 지지층을 자극해 내홍이 곪아가는 분위기다. 특히 이 대표 단식이 내부 결집은 물론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승리할 것이기에 지치지 않는다”며 “우리 모두 지치지 말자”고 밝혔다. 지지층 결집을 독려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친명계는 이 대표의 희생적 면모를 부각하며 ‘단식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명 한 명 따로따로가 아니라 힘을 합치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 밖을 향해 함께 힘쓰자”며 단결을 호소했고, 전날 단식농성장을 찾은 박홍근 의원도 “오직 나라와 국민만을 걱정하며 제1야당의 대표로서 사생결단의 전면적 대응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고뇌와 충정을 공감한다”고 힘을 보탰다. 안민석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야당의 단식 현장을 방문하라”며 가세했다.

이 대표 지지층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이 대표 단식농성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지지자들로 인해 단식장 앞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이들 대다수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이 대표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 대표 단식에 동조하는 ‘촛불문화제’에도 연일 수천명이 운집하고 있다.

반면 비명계는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공개 비판을 자제하면서도 이 대표 단식이 내홍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한 재선 의원은 “매일 열리는 촛불문화제조차 갈라치기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하면 친명계, 불참하면 비명계로 분류된다는 설명이다. 전날 국회서 한 시간가량 진행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30여 명 중 비명계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 지지자 커뮤니티에선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않는 의원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지지자는 비명계 실명을 거론하며 “당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데 본인 밥그릇 챙기느라 당대표를 비하하고 조롱한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 단식장을 찾지 않은 의원들도 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단식 투쟁이 생중계 되고 있으니 누가 격려 방문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두 드러나지 않나. (응원 여부가 논란이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당대표가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있는데 본체만체하냐는 개딸(이 대표 지지층)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 단식이 내부 결집뿐만 아니라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계속해서 나온다. 이 의원은 “결국 강성 당원들만 반응하고 있을 뿐 일반 국민들은 아무 감동을 못 느끼고 있지 않나”라며 “심지어 용산은 이 대표가 단식을 하든 말든 개의치도 않는 것 같은데 이 투쟁에서 무슨 소득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응천 의원도 같은 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식 목적이 두루뭉술하다”며 “어느 것 하나 용산이 ‘알았다, 그래 내가 받을게’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다. 이 대표가 스스로 조건 있는 단식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더 난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명계 대표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며 이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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