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대선 전 유력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음해하는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를 받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 6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신 전 위원장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에 이어 나흘 만에 전격 소환통보하면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검찰은 대선 직전 신 전 위원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윤 대통령을 겨냥한 허위 인터뷰를 통해 대선 판세를 흔드려는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가 관여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檢, ‘책 3권에 1억6500만 원’ 대가성 추궁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6일 신 전 위원장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신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시켜줬다는 취지로 김 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대가로 김 씨에게 1억6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15일 허위 인터뷰를 하고 추석 연휴 즈음 자필 책 3권 판매대금 명목으로 김 씨에게 받은 1억6500만 원의 대가성을 캐물을 방침이다. 또한 신 전 위원장이 전문위원인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해당 인터뷰를 보도한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과 김 씨의 허위 인터뷰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적 가짜뉴스 공작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김 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이 사건 담당인 박모 검사를 시켜 조 씨에게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조 씨로부터 “윤석열 검사가 누군지도 몰랐다”며 “박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부회장과 대표이사 자녀간 혼맥에 대해 묻기에 자세히 설명해줬고, 박 검사가 ‘바쁜데 와서 대답해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커피를 타준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김 씨는 대장동 일당의 범행이 고스란히 담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검찰이 입수하자 조 씨에게 “내가 (대장동 의혹을)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갈 거다. 그러면 사람들이 따라올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고 (대선이 끝나고) 나서 사실이 아니었다고 하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2014년 지선 가짜뉴스와 판박이”
검찰은 대선 직전 진행된 김 씨의 허위 인터뷰 보도가 2014년 6월 지방선거 직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서 벌어진 가짜뉴스 사건과 사실상 ‘판박이’라는 데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2014년 지방선거 중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녹음파일 공개로 판세가 나빠지자 경쟁자인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 가족에 대한 허위 사실을 YTN에 제보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들이 당시 YTN 기자였던 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 배모 씨를 통해 ‘신 후보의 동생이 형수 욕설 관련 불법 녹음파일을 유포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는 허위 사실을 제보했다. 배 씨가 이를 동료 기자 김모 씨에게 전달했고 YTN이 선거 전날 ‘성남시장 후보자 불법 음성 파일 유포 적발’이라는 제목의 오보를 내도록 유도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최근 배 씨로부터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YTN에 허위제보 한 게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4월 법정에서 “2014년 지선 당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상대 후보에게 불리한 허위 정보를 내게 주며 보도를 유도했다”며 “(정 전 실장이) 굉장히 좋아했다. ‘최고다’ 이런 표현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