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첫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동포들과 만나 “동포들이 이 나라의 ‘고똥로용(Gotong Royong·상부상조)’ 정신을 보여줬다”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데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똥로용은 ‘함께 어깨에 진다’라는 뜻으로 인도네시아의 공동체 의식을 뜻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7시경 자카르타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인도네시아 한인회와 동포 기업인 등 180여 명과 만찬 간담회를 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한 윤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은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역사회를 지원하여 한국의 상부상조, 또 인도네시아의 ‘고똥로용’ 정신을 보여줬다”며 “인도네시아의 모범적인 공동체로 자리매김한 2만5000여 동포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초기에 이곳에서 자리를 잡으신 분들은 제가 학생 때 기억하기에 목재로 진출한 분들”이라며 “우리나라에 나무가 부족해서 80년대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을 때 창호 문틀 전부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목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봉, 신발 등 제조업 분야에 진출해 터를 잡고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 이후에 인도네시아 경제가 크게 성장함에 따라서 많은 기업인이 정착하면서 동포 사회의 외연과 규모가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를 대표하는 경제 대국으로 남다른 경제 발전 잠재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인도네시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핵심 파트너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50년 전 수교 당시 2억불에 미치지 못했던 양국간 연간 교역액은 작년에 260억불을 기록했다”며 “수만 명의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또 연간 수십만명의 우리 국민이 인도네시아를 찾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에 대해 “동포 여러분들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하고 다문화 차세대 동포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현지에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동포여러분들께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잇는 든든한 가교가 되어 주시기를 더불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한인회장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포 기업인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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