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총련 접촉 계획 없었다” 정부 “총련국장 옆자리, 단순참가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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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헌화만 해… 이후에도 접촉 안해”
정부 “남측 대표단으로 VIP석 앉아”
尹 “총련 포함 100여개 단체 주최”… 尹참석 행사는 총련 포함 2곳이 주최
尹, 2012년에도 남북교류법 위반

1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추도모임에 무소속 윤미향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참석해 추도사를 듣는 모습. 윤 의원의 왼쪽은 임경하 총련 국장.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추도모임에 무소속 윤미향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참석해 추도사를 듣는 모습. 윤 의원의 왼쪽은 임경하 총련 국장.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친북 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주최한 간토 학살 100주년 추모식 참석 논란이 불거진 지 4일 만에 입장을 발표했다. 윤 의원은 5일 “헌화만 했을 뿐 총련 접촉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상 사전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주 윤 의원에 대해 “단순히 헌화만 한 일반 참가자로 보기 어렵다”며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① 정부 “행사장 맨 앞줄 尹 단순 참가자 아냐”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총련 주최 추모식 참석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사전접촉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헌화만 했을 뿐, 총련 관계자를 만날 의도나 계획이 없었고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접촉을 할 이유도 없었다”며 “사후적으로 접촉 행위도 없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1일 총련 주최 추도식 행사에서 행사장 천막 맨 앞줄 왼쪽에서 13번째 자리에 앉았다. 임경하 총련 국장 옆자리였다. 맨 앞줄에는 맨 왼쪽 허종만 의장을 필두로 박구호 제1부의장 등 중앙 간부들이 대거 자리했다

정부는 윤 의원에 대해 통일부 장관에게 사전 신고하지 않고 북한 주민과 접촉한 혐의(남북교류협력법 위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의원이 일본 출장에 앞서 국회사무처를 통해 외교부에 제출한 ‘간토 학살 100주년 추모행사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 관련 업무 협조 요청사항’ 문건에 첨부된 일정표에 ‘간또대진재 조선인학살 100년 도꾜동포추도모임’이라고 적혀 있는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에서 ‘남측 대표단’으로서 VIP석인 행사장 맨 앞줄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헌화만 한 일반 참가자로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2012년 정부의 승인 없이 북한 쪽 위안부 단체와 “동북아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저지시킬 것”이란 공동 성명을 낸 혐의(남북교류협력법 위반)로 서면경고를 받았다.

②“尹 참석 행사는 총련 등 2개 단체만 주최자”
윤 의원은 이날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간토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100주년 추도대회 실행위원회(실행위)’에 참여한 100여 개 단체 중 총련이 있다”며 “이게 총련 주최 행사에 단독으로 참석했다고 (논란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1일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는 2개 행사가 열렸다. 개최 장소만 같을 뿐 별개 행사다. 오전 11시에 일조(日朝)협회 등이 주축인 실행위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10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전’(추도식전)이 열렸다. 오전 11시 행사를 주최한 실행위는 총련을 포함한 100여 개 단체 등이 들어간 시민단체 연합이다. 이 행사는 오후 1시에 끝났다.

이후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총련 도쿄도본부, 도쿄 조선인 강제연행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이 주최한 ‘도쿄 동포 추도모임’(추도모임)이 열렸다.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윤 의원이 참석한 1일 오후 추도모임은 총련과 진상조사단 등 2개 단체만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진상조사단은 총련이 참여하고 있어 총련과 밀접한 단체로 알려졌다. 재일동포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오전 행사는 일본 내 많은 단체가 참여했지만, 오후 단체는 사실상 총련 단독 주최”라고 말했다. 1일 오전 행사를 주최한 실행위는 이날 오후 총련 주최 행사에 주최자, 후원, 연대단체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③尹 “민단 추도행사 들었다”→“알지 못했다”
앞서 윤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일본대한민국국민단(민단)에서 추도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초대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날 윤 의원은 “민단의 추념식을 알지도 못했고 초청받지도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윤 의원은 입장문에서 “외교부는 간토 학살 관련 방일활동 협조 요청을 공식적으로 했음에도 왜 주일 한국대사관 후원으로 개최한 민단 행사를 알리지 않았나”라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 공관의 모든 행사 일정을 어떻게 의원 개개인에게 일일이 공지하나”라며 “윤 의원 측으로부터 간토 대지진 추모식과 관련한 어떤 문의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데 왜 문의하지 않았는지 되묻고 싶다”라고 반박했다.

#윤미향#총련 접촉 계획 없었다#정부#단순참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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