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35R 정찰기 지난달 28일과 6일 연이어 비행 포착
北 7차 핵실험 대비해 방사능 탐지 등 임무태세 점검한 듯
미 공군의 신형 핵탐지정찰기(WC-135R·사진)가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 배치돼 한반도 주변에서 잇달아 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해 핵물질 탐지 성능 등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6일 복수의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WC-135R 정찰기 1대가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일대에서 이륙한 뒤 동중국해를 거쳐 북상하는 비행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같은 정찰기가 일본 홋카이도 인근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콘스탄트 피닉스’로 불리는 이 정찰기는 동체 옆에 장착된 대기 표본 수집 장비로 공기 중에 떠 또는 방사성 물질을 포집 분석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신형 핵탐지정찰기가 한반도 주변 등 역내를 장시간 비행하면서 공기 입자를 포집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에 대비해 핵물질 포집 능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비행·임무 수행 태세를 점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핵탐지견’이라는 별칭을 가진 WC-135 계열의 정찰기는 핵실험 직후 대기로 퍼져나간 극미량의 방사성물질(핵종)을 포집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핵실험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 핵종의 종류·농도·비율을 분석해 핵실험에 사용한 물질이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 WC-135 정찰기는 냉전시대부터 옛 소련 상공 등 세계 곳곳에서 핵실험 탐지 임무를 수행해왔다. 최대 12km 고도에서 시속 640km로 비행할 수 있고, 30여 명의 승무원과 전문 분석 요원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한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동해로 날아와 방사성 물질을 포집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한미 정상회담(21일)을 겨냥한 북한의 7차 핵실험 우려가 고조되자 WC-135W 1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로 전진 배치되기도 했다.
WC-135R은 운용한 지 50년이 넘은 기존의 정찰기(WC-135C/W)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디지털 항법장비를 장착해 작전 범위가 넓고, 핵물질 입자의 포집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은 구형 기종을 지난해 말 모두 퇴역시킨 뒤 WC-135R 3대를 순차적으로 전력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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