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러 겨냥 “北과 군사협력 중단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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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회의서 ‘무기거래’ 경고
“유엔 회원국 대북제재 의무 지켜야”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러시아에서 만나 무기와 핵·미사일 기술 및 부품을 주고받는 ‘맞교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러의 밀착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 윤 대통령은 이날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참석한 아세안+3(한중일)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북-중-러 군사협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는 등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한층 풀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거래 금지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규정한 대북제재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로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한 윤 대통령이 경제·안보 공조 범위를 아세안으로 확장해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북-러 밀착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2년 연속으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발신하며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아세안의 역할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불법 탈취와 노동자 송출을 차단하는 데도 아세안이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인태 지역의 번영에 필수적”이라며 “아세안과 연합훈련 공조를 확대하면서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尹, 中총리에 “北, 中영토-공해서 은밀한 행동… 신경 써달라”


‘아세안+3’ 정상회의서 리창에 촉구
北의 핵-미사일 개발 주요 자금원
‘노동자 해외송출’ 차단 협조도 요청
대통령실 “리 총리와 회담 조율 중”
日-中 총리와 함께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로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을 포함한 많은 해양국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부산 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 
왼쪽은 리창 중국 총리,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자카르타=뉴시스
日-中 총리와 함께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로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을 포함한 많은 해양국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부산 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 왼쪽은 리창 중국 총리,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자카르타=뉴시스
“북한의 은밀한 행동들이 중국 영토, 공해상을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이 좀 더 신경 써서 유엔 안보리 기존 체제를 철저히 이행하는 데 나섰으면 좋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에게 이같이 촉구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7일 리 총리와 한중회담 개최 여부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해외 노동자 송출과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한 공조에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된 상황에서 북한 노동자 송환에 소극적인 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리 총리 앞에서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에 대해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떻다고 답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 총리가 참석했다.

● 尹, 정상들에게 북-러 무기거래 연이어 비판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주된 자금원으로 떠오른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탈취 행위도 주로 중국을 거점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 앞에서 “북한은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한 윤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를 날리는 동시에 전보다 더 강한 어조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비공개회의에서는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정면으로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약 10분 동안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거래 금지 등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대북제재 의무를 저버려선 안 된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북-러 간 무기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아이러니”라며 “대한민국의 안보적 위해이자 국제 안보 규범과 규약, 합의 사항을 모두 일거에 거스르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아세안이 계속 힘을 보태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미얀마를 제외한 9개 아세안 회원국과 옵서버(참관국)인 동티모르 정상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러 불법 무기거래를 강력 규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尹, ‘아세안 중심성’ 확고한 지지 표명

2년 연속으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며 구체적 협력 방안 마련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국방·방산 분야는 물론이고 사이버안보,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시티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는 2024년 양측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지지를 호소하는 외교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라며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을 포함한 많은 해양국과 많은 이웃 나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尹#러시아#北#군사협력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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