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단식 농성장을 찾아 전날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자신에게 ‘빨갱이’, ‘쓰레기’ 등의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을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에서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이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 이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이 질의 중이던 자신에게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데 대한 항의성 방문이었다.
전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는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가 나왔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박영순 의원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이 7일 단식 농성장 앞에 나타나자 현장을 지키던 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진입을 막았다. 천막 안에서 실랑이를 지켜보던 이 대표는 “그냥 놔두라”며 태 의원을 천막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그러면서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흉상)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 옆에 앉은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같은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게 이같이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두면 안 된다”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눈을 감은 채 태 의원의 말을 듣기만 할 뿐 즉답을 하지 않았다. 태 의원이 발언을 이어갈수록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항의가 거세졌고, 결국 태 의원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에게 끌려나갔다.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혼잣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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