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이 탄핵 소추안 기각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응과 관련해 “자화자찬할 일도 아니지만 너무 인색할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음달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유족이 만남을 거절해 현실적 벽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 장관이 공식 간담회를 연 것은 취임 초기였던 지난해 6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이 장관이 탄핵돼 올 7월 25일 16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뒤 사실상의 첫 대언론 자리였다.
이 장관은 잼버리 사태에 대해 “준비에 상당히 미진한 부분이 많았던 것이 틀림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자화자찬할 것도 아니지만 잼버리를 잘 마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위기대응 역량이 빛났다. 교육기관, 기업, 종교계, 지자체, 국민이 보여준 열정과 단합된 힘이 있어서 처음의 부실을 극복하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잼버리 대응 국면에서 행안부의 부족한 점을 묻는 질문에는 “행안부가 주도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염과 벌레 대책 등이 문제가 돼 행안부가 110여 가지 수정사항을 잼버리 조직위에 권고했지만 대부분 시행이 안됐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국제대회를 치를 만한 역량을 갖춘 부서가 주도해야 한다는 게 이번 잼버리의 중요한 교훈”이라며 주무 부처였던 여성가족부가 대응 부족으로 비판받았던 상황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다음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을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태원 참사 직후 처음 하려 했던 것이 유가족들과의 만남이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며 “지금도 계속 ‘오퍼’하고 있지만 유족들이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참사 희생자의 명예를 기념할 수 있는 추념 공간을 만들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왜 정부가 관심이 없고 방치하겠나”라며 “현실적으로 (유족과의) 벽이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전 부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방에 있다. 이대로 10년을 넘어가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일자리와 가장 중요한데 기업은 흩어져야 한다”며 “대학도 경쟁력 있는 단과대학 정도는 (지방으로) 충분히 옮길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복귀 후 첫 행보인 대규모 인사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행안부는 최근 차관보를 신설하고, 디지털정부국을 실로 승격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본부 실장급 인사도 기존 행정고시 36, 37회 중심에서 38회와 39회 중심으로 기수를 대폭 낮췄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이 2년 다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국정 운영의 중심인 행안부부터 앞서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발맞추기 위한 조직 변경 필요성을 느껴 새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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