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전기차 허브로 부상한 인도네시아 전기차·배터리 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에 따른 탄소중립 정수장, 상하수도·터널 등 각종 인프라 협력도 강화하는 등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이 미래 50년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전기차 생태계 조성 협력 등 총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인프라, 인력, 연구개발(R&D), 제도 등 4대 분야 협력과 협력 추진의 전진기지이자 올해 말 개소 예정인 ‘한-인니 e-모빌리티 협력센터’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경제 목표 중 하나가 ‘탄소중립’이자 아세안의 전기차 허브가 되는 것”이라며 “전기차·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공장부터 전기차 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보조금 등 관련 제도까지 모두 구축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양 정상은 양국이 8조1000억 원대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개발하는 KF-21(인도네시아명 IF-X)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2년 연속으로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거둔 안보협력 제도화 성과를 토대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비롯한 북핵 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40조원 印尼 신수도 사업에 韓기업 참여… K푸드 수출 확대”
尹-조코위 정상회담… 6건 MOU 체결 印尼 전기차 시장, 韓정부 차원 지원… 인프라 포함 관련 제도까지 구축 협력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효과… 차세대 전투기 개발 8조 공동 투자
“이륜차가 많은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시장으로 변모하는 데 민간 기업 차원의 협력을 넘어 한국 정부가 도와주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전기차 생태계 조성 협력 양해각서(MOU)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동시에 한국은 40조 원대 규모의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프로젝트에 본격 참여할 발판도 마련했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인도네시아의 미래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본격적 협력 강화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아세안 핵심 지역인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한국의 경제·외교 안보 영향력을 인도태평양, 아세안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경제 협력 구상이다.
● 전기차 협력 MOU 체결, 공급망 안정화 기대
윤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초 발효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교역과 투자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양국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전기차 생태계 조성 협력 MOU는 전기차 관련 인프라와 인력, 연구개발(R&D), 제도 등 4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의 세계 1위 생산국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 속에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니켈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핵심 광물인 니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생산하고 있다”며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LX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 등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배터리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로 양극재 공장 착공 등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협력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는 2045년까지 4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도를 현재 자카르타에서 동칼리만탄으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 정수장 구축, 상하수도 및 터널 건설 사업 등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인니, 국방·방산 협력 공고화
인구 2억7000만 명의 거대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수출 기반 확대 및 다양화도 정상회담 성과로 꼽힌다. 할랄식품 협력 MOU 체결로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K푸드 수출 확대 기반이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며, 제조업 성장 속도도 빨라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우리의 유망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체결된 MOU들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 기업 등 팀코리아가 함께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해 국방·방산 협력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로 했다.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양국 정상은 뜻을 모았다. 양국은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약 8조 원 규모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KF-21(인도네시아명 IF-X)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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