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최가 예상되는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미국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사전에 알려진 만큼 전용열차 편이 아닌 다른 경로로 이뤄지거나 방러 시기나 장소 등이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이용해 이 기간 방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동연방대에서 13일까지 열리는 EEF는 10일 개막했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12일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0일 김 위원장이 움직인 정황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일본 ANN 방송 등 일부 외신들도 북-러 접경지인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레드카펫이 깔리는 등 외빈 환영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 전날 새벽에 전용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김 위원장은 하산역에 내려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조선-러시아 우호의 집’(일명 ‘김일성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다만 EEF가 개막한 당일까지도 북한과 러시아 모두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아 회담 세부 일정 등의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EEF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발표했지만 대표단 구성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북-러 정상이 회담 일정을 미루거나 모스크바 등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전격 회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서방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는 정반대로 행동해 왔던 북한의 행태를 고려했을 때 모스크바나 하바롭스크 등 다른 장소에서 회담이 극비리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9일 북한 정권 수립(9·9절) 75주년을 맞아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축전을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북-중-러 밀착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의 쌍무적(양자)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