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國父)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기념관 설립을 위한 범국민 운동이 11일 막을 올린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건국의 아버지’로 평가받지만, 여태껏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은 없었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는 11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았고 이영일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 고문,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등 23명의 추진위원이 참여한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은 국민 모금으로 전체 비용의 70%를 충당하고, 나머지 30%는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액 정부 예산으로 건립할 수 있지만,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기념관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둘러싼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끊어내고, 사회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건립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윤 대통령도 ‘1호 기부자’가 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칫 ‘모금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에는 이 전 대통령 하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4·19 혁명 인사를 비롯한 진보 진영 인사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 불렸던 죽산 조봉암 선생의 기념사업회장 주대환 부회장, 4·19 혁명을 주도했던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인수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상임고문,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대표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 전직 대통령 아들 5명도 동참했다.
김황식 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심한 이념적 혼란과 국가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모금의 적법성과 기금 관리의 안정성 및 효율성 등을 위해 비영리법인인 ‘(재)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을 설립해 모금 계좌를 개설했다. 기부금에는 영수증은 물론 세제 혜택이 부여되며, 분할 납부하는 약정 기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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