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판사 재직시절 재산 등록때
해외 자녀 현지 소득 신고 안해”
李측 “해외재산 파악에 어려움” 해명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6기)가 자녀의 재산 신고를 수년간 누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가 판사 재직 시절 해외 체류 중인 자녀의 국내 계좌만 재산으로 등록해 현지 계좌로 받은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11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미국에서 장기간 생활한 딸의 현지 계좌 내역을 올해 8월 공직후보자 재산변동사항 신고서에 처음 신고했다. 딸의 해외 계좌 잔액은 총 2291만 원이다. 아들의 현지 계좌 내역은 신고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판사들은 자신과 가족의 재산을 등록해야 하고 거짓으로 기재하면 최대 해임에 이르는 징계에 처한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미국 소재 투자은행인 리와이어 시큐리티 유한회사(Rewire Securities LLC)에서 2014년 8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근무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 자료에 따르면 당시 아들의 기본 연봉은 약 8만5000달러(약 1억1300만 원)였고, 2018년에는 1만5000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았다. 이 기간 이 후보자는 관보에 아들의 국내 계좌만 등록하고 소득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계좌는 신고하지 않았다.
유명 첼리스트로 알려진 딸도 2002년 열 살의 나이로 미국 필라델피아 음악원에서 해외 생활을 시작했지만, 해외 계좌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자의 딸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을 거쳐 현재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 의원은 “공직자에게 재산신고 누락은 심각한 문제임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며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대법원장 후보자인 만큼 더욱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후보자의 자녀들이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사실상 독립적으로 생계를 영위해 재산 신고와 관련된 사실관계 파악에 제한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앞서 제기된 본인과 부인, 자녀가 보유한 비상장 가족회사 주식 9억8924만 원어치를 신고하지 않은 의혹에 대해선 “원래는 신고 대상이 아니었으며 2020년부터 비상장 주식이 신고 대상이 됐지만 이를 알지 못해 3년간 신고를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1987년 부산 동래구 명장동의 지목이 ‘답(논)’인 땅을 사들여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실제는 ‘잡종지’이며 장인이 자동차 운전면허학원 운영을 위해 사용해 법령 위반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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