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를 상징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군 정찰위성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고도화에 대한 협력 의사를 확인한 김 위원장이 이른바 ‘5대 국방 과업’ 완성에 필요한 군사 기술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약 620km 떨어진 하바롭스크주(州) 군수산업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이 공장에서는 러시아 공군을 대표하는 수호이(Su)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실전 배치된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도 제작하고 있다.
하바롭스크에는 또 전술핵추진잠수함과 군함 등을 건조하는 아무르 조선소도 있다. 북한은 6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공개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계획도 있다”며 5대 국방 과업으로 내세운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강조했다. 이번 방러 수행단에 김광혁 공군사령관과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포함돼 있어 이 두 곳을 방문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바롭스크는 김 위원장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특별하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제 태어난 곳이며 조부 김일성 주석이 1940년대 옛 소련군 88국제여단에 소속돼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소련은 일본과의 전쟁에 대비해 중국 지리에 밝고 빨치산 경험이 있는 중국인과 조선인으로 88국제여단을 조직했다.
김정일도 하바롭스크를 2차례 방문했으며 2002년 방문 때 역시 유리 가가린 공장과 아무르 조선소를 시찰했다. 김정일은 2001년 방문 때 하바롭스크에서 내려 아무르 강이 보이는 전망대를 방문했는데 북한은 2014년 그곳에 기념 표지판을 세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날 계획이라고 러시아 RBC통신이 1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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