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9.14/뉴스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단식 15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마땅한 단식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하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단식 쇼”라고 비난했던 김 대표가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 대표 건강이 악화했다고 한다”며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가 당장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까지 찾아갈 계획은 없다. 다만 이후 상황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단식 15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누운 채로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동료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 대표는 건강 상태가 나빠지자 전날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 대표실로 옮겨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이 나서서 단식을 만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극단적 상황이 온다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해야 단식을 중단할 명분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친문(친문재인) 진영 일각에선 이 같은 요청을 불편해하는 눈치다. 한 친문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등판론은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며 “괜히 전 정권이 현 정권에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 문 전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만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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