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비상 의총 “尹정부 짐승” 성토
韓총리 해임건의안 카드 꺼내들며
“168석의 힘 무서운걸 보여줘야”
검사 탄핵-채상병 특검법도 박차… 대통령실 “막장투쟁에 국민만 손해”
“168석의 더불어민주당이 가진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 의원총회 비공개 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하고 내각 총사퇴도 요구했다. 또 검사 탄핵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 처리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 막장 투쟁만 이어가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21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단독 통과시킬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한 총리 해임건의안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시기가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이재명 방탄’ 비난 여론을 돌리기 위한 다수당의 횡포이자 신성한 국회 권한을 남용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 野 의총서 “尹 정부, 인간 아닌 짐승” 성토
민주당이 한 총리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낸 것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장기화에도 출구 전략이 불투명하고, 이 대표가 약속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 방침이 당내 반발로 무산된 상황에 대한 ‘국면 전환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지 않는 대통령실과 여당에 좀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깔려 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17일 통화에서 “국무위원 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국 가장 상징성이 큰 한 총리에게 집중하자고 결론 냈다”고 전했다. 총리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가 가능하고 무기명으로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8건 발의됐지만 이 중 국회를 통과한 것은 한 건도 없다.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한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의원직 총사퇴’ 등 극단적인 대응책도 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향해 “이 대표의 단식에도 찾아오지도 않는 짐승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인간도 아니다”라고 했고,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단식하니까 좀 쳐다봐 달라’고 구질구질하게 구걸하는 식으로 나가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 고유의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며 “뜬금없는 급발진”이라고 했다.
의총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원내지도부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친명계가 대여 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성토하자, 한 원내지도부 의원이 ‘민주주의는 장외 투쟁이 아닌 말로 하는 것’ ‘우리는 노동조합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맞받았다”고 전했다.
과반 의석을 이용해 민생과 동떨어진 이슈에 몰입하다가 자칫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2004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철폐 등 ‘4대 개혁입법’을 추진하다가 다음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지적했다.
● 대통령실 “野 막장 투쟁에 국민만 손해”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한 총리 해임건의안 추진에 대해 “막장 투쟁에 국민만 손해를 본다.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야당의 요구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며 “대통령이 경제 외교를 위한 순방을 앞둔 마당에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막장 투쟁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 이 대표의 구속을 피하겠다고 정부와 검찰에 총력 투쟁을 선포하다니 정말 ‘그로테스크’하다”며 “집단 최면에 걸려 이성을 잃은 채 낭떠러지로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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