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큰 병원 두고… 20㎞ 떨어진 ‘녹색병원’ 왜 갔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8일 16시 30분


단식 19일 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실려 국회 인근의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단식 19일 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실려 국회 인근의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8월 31일 단식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째인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6시 55분경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119 구급대와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의료진을 호출했다”며 “(이 대표가) 탈수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다”고 공지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스스로 화장실 이용이 어려울 만큼 쇠약해진 상태라고 민주당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구급대가 도착한 뒤 거동을 못해 이불째 들것에 실렸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단식으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게 의료진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회 인근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생리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단식 치료의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고 그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대표가 20㎞ 가량 떨어진 녹색병원으로 전원(轉院)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의도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12명을 포함해 총 25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반면 녹색병원은 근무 의사가 총 35명이다. 단식 환자는 장기간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영양결핍 환자에 준해 치료를 받는데, 큰 병원일수록 치료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을 받을 수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 등으로 구성된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 의해 2003년 설립됐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제2대 녹색병원장이었던 정일용 원장을 경기의료원장으로 임명했다. 현 원장인 임상혁 원장도 경기도지사 재임시절 이 대표가 관여한 산업재해 예방 노동계 및 전문가 간담회 등에 참여했다. 각종 반정부 집회를 주도해온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대표가 이 병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등 야권과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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