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단식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도착했다.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서영교 최고의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병실에 들어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손을 맞잡고 약 23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방문에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문 전 대통령이 이를 만류했다고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 링거와 수액만 맞고 곡기는 여전히 안 하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지금 (이 대표는) 20일이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했다. 이어 “마음은 충분히 우리가 공감한다”면서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의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시는 그런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했다. 빨리 기운을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간”이라며 이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또 “이 대표는 이제 혼자의 몸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늘 생각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또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전화도 주고 중단해달라는 말씀도 전해주고, 걸음까지 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변인은 현 정부와 관련한 대화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말씀이 있었지만 소개를 해드리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자리에서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서는 따로 언급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갔다.
민주당 안팎에선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단식의 ‘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친명과 친문이 결집하는 의미도 있어 당내에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론에 힘이 더 모아질 전망이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공식 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는 것은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면담을 가진 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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