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명-개딸, 체포안 찬성 ‘수박 색출’ 나서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2일 1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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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가결 투표는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 규정
개딸들 ‘명단’ 공유하며 행동 돌입…이낙연에 ‘왕수박’ 격앙
의원들 “색출 본격화하면 당 혼란…후폭풍 수습이 먼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결 투표를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로 규정하며 색출 작업을 시사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들은 “수박들을 몰아내야 한다”며 비명계를 향해 항쟁을 선포했다.

실제 당 안팎의 ‘가결표 색출’이 본격화하면 당내 분열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며 “전 당원의 뜻을 모아 상응하게 처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거나 “악의 소굴로 밀어 넣은 비열한 배신행위”라며 비명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전날 친명(친이재명)계가 장악한 당 최고위는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중앙위원 규탄대회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부당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며 사실상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체포안에 찬성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박광온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물러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서 지면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지만 어제의 가결 사태는 의원들의 의사 결정 행위였고 의원들의 표결 결과였다”며 “그러면 ‘원내가 책임을 지는 게 맞지 않냐’ 이런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내지도부 총사퇴로 당분간 최고위와 사무총장이 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체포안 가결 사태에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 대표는 조 사무총장과 정무직 당직자들에게 “사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라”고 지시했다.

당 지도부는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최대 39표의 가결표를 ‘명백한 해당행위’로 규정한 만큼, 향후 당 운영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가 전면전 양상으로 충돌할 전망이다.

전날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의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론’ 친명계의 ‘원내지도부 사퇴론’이 맞붙었다.

비명계는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파기한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명계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 이번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해야 한다는 태도다.

여기에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가결표 색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당내 갈등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개딸들은 이미 팬카페 등을 통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 명단’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을 가하며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당론으로 채택한 검사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발의 명단에 없는 민주당 의원들도 솎아내고 있다.

전날 체포안 가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왕 수박이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2월 이 대표의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민주당 내 이탈표가 상당수 나오자 “반동분자를 찾아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다만 당은 해당행위 규정에 따른 징계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내에서는 가결표 색출과 이에 따른 징계까지 이어진다면 분당까지 언급될 정도의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론도 거세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해당 행위를 했다고 하면 누군지 규명을 해야 할텐데 이건 비밀투표였고 규명한다는 것은 문제가 더 양산될 수 있다”며 “수습의 차원에서 원내대표 선출과 당 지도부가 (당 운영을 두고) 어떻게 할지 답을 내놓는 게 맞다. 해당행위자를 찾아 그분들을 징계하면 더욱더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아마 많은 의원들이 같은 생각일 거라고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 관계자는 “무기명 비밀투표 특성상 투표를 징계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미래 해당행위에 ‘좌시하지 않겠다, 주시하겠다’는 경고로 보인다”며 “이전 해당행위성 발언과 행동이 명백함에도 넘어가는 게 비일비재해 당원들의 불만이 컸다. 비명계가 공천 시즌을 앞두고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일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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