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6일 구속영장심사… 李측 “안갈 수 있겠나” 출석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3일 01시 40분


코멘트

결과따라 한쪽 치명타… 李-檢 총력전

서울중앙지법은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단식 중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일단 당일 직접 출석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검찰의 정치 수사에 결연히 맞서는 날인데 당사자가 안 갈 수 있겠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다. 일각에서 입원 중인 이 대표를 대신해 변호인단만 출석하거나, 서류 심사로 대체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당일 건강이 마지막 변수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 의지와는 별개로 의사, 변호사의 판단도 중요하다. 대표의 몸 상태 등에 따라 일정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해 A4용지 1000쪽이 넘는 의견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경우 범죄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수사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 대표는 정치 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는다.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무리한 수사라는 역풍을 맞고 이 대표는 회생 기회를 얻는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검찰과 이 대표 중 한쪽은 치명타가 불가피한 만큼 양측 모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 李 측 26일 영장실질심사 출석 검토

이 대표 측이 26일 출석을 검토하는 데는 하루라도 빨리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이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의 후폭풍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지도부가 반쪽이 났다”며 “이 대표가 어차피 법원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빨리 받고 당을 추스르는 데 힘쓰는 게 낫겠다는 판단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 법률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이 대표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통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증거, 그럴 만한 이유 등이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다”며 “그나마 검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인데 이 또한 번복된 것이라 신뢰성이 낮다는 점을 어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장기 단식으로 몸이 상한 사람이 어떻게 도주할 수 있으며, 설사 몸이 회복되더라도 제1야당 대표가 어디로 도망가겠냐는 상식적인 주장을 펼 것”이라며 “사건 관계자 대다수가 이미 구속된 마당에 무슨 증거를 인멸할 수 있겠냐”고 했다.

● 檢 “李, 4차례 방북 요청 모를 수 없어”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각각 A4용지 400여 쪽, 800여 쪽 분량의 구속 수사에 대한 의견서를 각각 법원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이 대표의 반박을 하나하나 재반박하는 내용을 의견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경기도가 2019년 5월 “6월 중 편하신 시기에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요청드린다”는 취지로 북측에 보낸 공문도 확보했다. 이처럼 경기도는 바로 다음 달 이 대표의 방북을 요청하는 문건을 총 4차례 북측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심문 당일 프레젠테이션(PPT)은 최대한 압축적으로 진행하고, 재판부에 의견서를 통한 구속 사유의 필요성을 주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심문 자체는 그리 긴 시간 동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영장실질심사는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50·사법연수원 29기)가 맡는다. 유 부장판사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첫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올해 6월 맡아 기각했다. 법원은 유 부장판사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구속영장심사#출석 검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