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지 이틀 만이자,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한 지 24일 만이다. 이 대표는 2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 위해 컨디션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3일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며 “당무위도 단식 중단 요청을 의결했고 각계의 단식 중단 요청 역시 잇따르고 있다”며 단식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며 26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현재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한 건 출구 없는 단식을 이어가기보다 영장실질심사를 대비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영장실질심사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구속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사실상의 내전에 돌입한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계도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대표직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 일각에서는 이 대표 구속에 대비해 ‘옥중 공천’과 더불어 국회 본회의 과반 찬성으로 구속 국회의원을 석방할 수 있는 ‘석방 요구 결의안’ 추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 친명계 지도부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해당(害黨) 행위자’를 걸러내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친명계 중심의 지도부 재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하자 이 대표는 이를 당일 수리했다. 2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도 친명계 3선인 김민석, 남인순, 홍익표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비명계는 “완전한 친명 정당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로키(low-key)’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이후 본격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주말 동안 물밑에서 접촉하며 이 대표가 구속 여부에 관계없이 대표직을 내려놓고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이 대표 리더십이 바닥을 드러냈다”며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면 필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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