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출신 前국회의장 4명도 탄원서
정청래 “李 지키자는 3만명 입당”
조응천 “가결 이후 팬덤 정당 심화”
더불어민주당은 22일부터 4일 동안 89만4117명이 서명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촉구 탄원서’를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김원기 임채정 문희상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민주당 국회의원 161명이 이름을 올렸고, 당과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가 당원과 지지자를 대상으로 탄원서를 모았다. 탄원서에는 “현재 민주당에는 민생 현안 등 이 대표의 지휘 아래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산적해 있다”며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서라도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이 대표 제외 시 167명)에게 탄원서 제출을 요구해 ‘가결파’ 색출용이냐란 비판이 이어졌는데, 6명은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친명 지도부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과 아닌 의원의 명단을 발표할 생각”이라며 압박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오후 탄원서 제출 의원 명단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일부 의원은 자신의 탄원서 외에도 지역구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김원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약 3000명의 목포 시민분들께서 뜻을 모아주셨다”고 썼고, 주철현 의원도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 서명 활동을 전개했다”고 올렸다.
친명 지도부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전 7시 15분 탈당한 사람 5864명, 입당은 이보다 5배 많은 3만979명”이라며 “이재명을 지키자, 민주당을 지키자는 분노 행렬이 벌써 3만 명 입당이란 분노 표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기원하는 탄원서도 물결을 이룬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국민과 당원의 정성 어린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여권에선 “숫자로 법원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기각 탄원서를 언급하며 “법리와 증거만을 따져야 하는 영장심사에 대해 정치권이 집단의 힘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건 사법부 독립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명계는 친명계의 ‘세 과시’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극단적 정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가결로) ‘방탄 프레임’을 혁파했으면 그다음 해야 될 게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는 건데, 보시다시피 가결 이후에 팬덤 정당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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