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고 휘청, 구속 기로에 선 이재명의 하루…8시간째 조사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26/뉴스1

사상 초유 제1야당 대표의 구속 여부 갈림길에 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6일 하루에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24일차 단식을 중단한 뒤 사흘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자력 출석’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고강도 조사는 8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29분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에 흰 셔츠,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자력으로 걸어 나왔다. 병상에 누워있을 때와 비교하면 면도는 물론 일부 염색까지 한 듯한 모습이었다.

병원 앞에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마중나온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 최고위원에게 ‘정말 고생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고, 고 최고위원, 서은숙 최고위원 등은 하늘을 응시한 채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차량 탑승에 앞서 자신을 기다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3.9.26/뉴스1

서영교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눈은 총기가 있었지만, 앞 사람을 보지 못하고 약간 휘청였다”면서도 “휠체어를 안 타려고 이 대표가 마음을 먹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후 이날 오전 10시3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그는 법원 내부까지 약 50m 거리를 지팡이를 짚고 걸었다. 다른 한 손으론 우산을 들었다.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엔 일체의 답을 하지 않았고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법원 측은 단식 후유증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휠체어를 준비했지만 이 대표는 자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5분 뒤인 오전 10시8분쯤부터 현재까지 8시간째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순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미음으로 법정 내부에서 약 40분간의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심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직접 나서 변론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심사에 6명의 변호사와 동행했다.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당초 ‘역대 최장’ 예상보다 일찍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장이 정한 시간 가이드라인에 맞춰 준비했고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