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와 중구를 합쳐 ‘종로-중’ 선거구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여야가 내년 총선 유불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획정위는 한 지역구에서 1명의 후보만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경우 22대 총선 지역구의 인구 상·하한 기준에 따라 현행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등 3개 지역구가 종로-중, 성동갑, 성동을 등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종로는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 중-성동갑과 중-성동을은 각각 민주당 홍익표, 박성준 의원의 지역구다.
국민의힘은 이날 “종로를 기반으로 ‘종로-중’을 당선시키고 추가로 성동갑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동구는 19대 총선 때 성동갑, 성동을로 나뉘어 있었다. 최 의원은 “중구는 종로구와 크게 성격이 다르지 않다”며 “더 큰 ‘정치 1번지’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중구가 포함된 성동을에서 강세인 만큼 종로-중을 노려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을 종로에 공천한다면 종로를 되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종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최 의원이 당선됐지만 20,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소속 정세균, 이낙연 전 총리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성동 지역을 전통의 야권 강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한강 벨트’ 11곳 중 10곳의 구청장을 국민의힘에 내줬으나 성동구에서는 민주당 정원오 구청장이 3선에 성공했다.
여야가 ‘종로-중’을 포함해 획정위가 밝힌 지역구 인구 범위를 초과하거나 미달해 합구, 분구 등 조정이 필요한 선거구 31곳이 끼칠 영향에 관심을 갖지만 정작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제 개편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선거제 개편을 법정 기한인 4월 10일까지 끝내자고 여야에 요구했고, 이후 6월과 8월 말 등 추가 마감일을 제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여야는 최근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비례대표 의석 확대 여부를 두고 여전히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개별 선거구 조정 작업은 시작도 못 한 상황이다. 여당 소속 정개특위 관계자는 “일단 선관위 획정위에 현행 지역구 의석수대로 가정해 안을 제출해 보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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