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막 오르는 국감…올해도 국회 불려가는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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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4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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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2018.10.5 ⓒ News1
국정감사 2018.10.5 ⓒ News1
여야가 오는 10일부터 17일간 이어지는 국정감사에 기업인을 무더기로 소환한다. 기업 불법 행위를 감시한다는 목적이지만 당초 국정을 관리·감독해야하는 국감장이 기업에 대한 ‘기강잡기’ 무대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여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12일 중기부·특허청 대상 국감에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김호연 빙그레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는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함 부사장은 주문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현황과 대책을, 김 회장은 빙그레 협력사 및 지자체와 협력 방안 등을 질의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국감에서는 우오현 SM그룹 회장,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 김진아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가 증인대에 설 예정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 News1
우오현 SM그룹 회장 ⓒ News1

우 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한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구미 소재 티케이케미칼 폴리사업부 폐지와 공장 폐쇄 등에 관해 질의한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1일 환경부 대상 국정감사에 산디판 차크라보티 쿠팡CLB대표,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

12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는 이강섭 샤니 대표가 빵 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중대재해 사고에 대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도 지난 6월 폭염 중 카트를 정리하던 30대 근로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불려 나온다.

17일에는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 킴벌리 린 창 멘데스 나이키코리아 사장, 우정민 KT DS 대표,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6일에는 구창근 CJ ENM 대표(대규모 구조조정 퇴직종용), 이국환 우아한 형제들 대표(노동실태) 증인대에 설 예정이다.

교육위원회는 오는 11일과 26일 열리는 교육부 대상 국감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최 회장은 태풍 카눈 상륙 당시 국립대 및 사립대 교수인 사외이사들과 해외 출장을 떠나 골프를 친 의혹을 받았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할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채택할 예정이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라임펀드 환매 특혜 의혹과 관련한 금융투자업계 인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두고 여야 협의 중이다.

과거 기업인이 국감장에 설 때는 정·재계 유착 관계를 파헤치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국감에서는 민간기업 총수나 대표를 세워 호통치는 모습이 부각되는 등 국가 행정과의 연관성이 낮아져 매년 논란이 제기된다.

사회 이슈와 관련한 이색 인물을 부르는 경우도 눈길을 모은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2일 국감에 탕후루 프렌차이즈 ‘왕가탕후루’ 운영 업체인 달콤나라앨리스의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최근 과일에 설탕을 입힌 디저트 탕후루가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소아 당뇨가 악화할 우려가 제기되자 김 대표를 대상으로 설탕 과소비 문제를 질의한다는 계획이다.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남태현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5.18 뉴스1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남태현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5.18 뉴스1

같은 날 아이돌 그룹 위너 출신 남태현씨도 참고인으로 복지위 국감에 출석한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남씨는 이번 국감에서 마약 재활 정책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증인으로 부른다. 이상헌·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 총재에게 프로야구 인공지능(AI) 심판 도입, 자유계약(FA) 비리와 관련한 질의를 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올해 국감을 앞두고 ‘부르고 보자’ 식 기업인 증인·참고인 채택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 성장의 엔진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국회가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기업에 대한 증인 신청이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증인 채택이 철회되거나 해외 출장,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 국감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여야 합의에 따라 추가 증인을 채택할 수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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