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균용 부결 될텐데 굳이”… 與 “국정 발목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4일 19시 17분


‘이균용 임명안’ 6일 본희의서 결정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9.20/뉴스1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9.20/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4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할 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6일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 직전 의총을 추가로 열고 당론 채택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 내부에 여전히 부결 기류가 강하지만 표결 이틀 전 당론으로 공식화해 사법부 공백 사태 장기화에 대한 여론 역풍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특검(특별검사)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안은 6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시도가 이어지는 데 대해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판하며 채 상병 사건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해서도 “절대적 의석수를 무기로 힘자랑을 계속 한다”고 날을 세웠다.

● “부결 방향이지만 미리 당론 필요 없어”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다수는 당론으로 표결에 임하자는 것이었지만, 소수 의견으로 자율투표 의견이 있어서 6일 본회의 직전 의총에서 최종적으로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에서 후보자에 대해 전원 일치 의견으로 “매우 부적격 인사”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당론 채택이 불발된 것은 의총 자유발언 시간 도중 “어차피 부결로 당내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데, 굳이 ‘당론’으로 채택해 정치적 부담을 민주당이 뒤집어 쓸 필요가 있느냐”는 등의 의견이 나오면서다.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부결시켜야 한다는 데에 이견은 없었다”며 “다만 그 방향은 맞지만 당론 채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6일 본회의 당일까지 이 후보자 관련 기자회견 등을 이어가며 역풍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감추기 위해서 사법부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그 동안 물밑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이 후보자 인준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도 이날 60여 쪽 분량의 ‘대법원장 후보자 설명자료’를 만들어 민주당 의원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 후보자의 사법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논란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이라는 자리의 무거움을 헤아려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패스트트랙에 인사청문회까지, 여야 충돌 전망

민주당은 6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의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서를 위해서는 재적 179석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비교섭 단체, 무소속 의원들께도 양해를 구하고, 불가피한 해외 출장 일정이 있는 의원에게도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정의당(6석) 등 야권은 패스트트랙 추진에 동의하는 입장이라 여당 반대에 관계없이 통과가 가능하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절대적 의석수를 무기로 힘자랑을 계속 한다면 결국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정쟁만 남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막판 불발’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김행 여성가족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5일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에서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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