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가정보원이 4일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해군력 강화에 나선 북한이 부족한 군함, 잠수함 등 함정 건조 기술력을 사이버 공격을 통해 탈취하려 시도한 것이라고 국정원은 보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8∼9월 북한의 해킹 조직이 유수의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정보기술(IT) 유지·보수업체 PC를 점거해 우회 침투하거나,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피싱(낚시성) 메일을 유포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다만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내부망 침투 시도 등 해킹 공격을 받은 국내 조선업체들로부터 실제 기밀 유출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 업체들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뒤 보안 대책을 지원하고 자체 보안 점검도 요청한 상태다. 북한은 2021년엔 동일한 방식으로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력사업 정보들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 해킹 조직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을 집중 공격하는 현 추세가 김 위원장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8월 해군부대 시찰에 이어 해군절(8월 29일)을 계기로 해군사령부를 방문했다. 또 지난달 전술핵잠수함 진수식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해군 무력 강화와 관련한 혁명적 투쟁 방침’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러시아 방문 당시엔 러시아의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승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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